용사의에세이 3

리얼한 똥의 추억

이토 준지의 단편 중 ‘리얼한 똥의 추억’이라는 작품은 작가 본인이 유년시절 겪었던 똥과 관련된 실화 기반 에피소드이다. 누구나 똥과 관련된 추억이 하나쯤 있듯 나 역시 기억에 아주 깊게 새겨진 똥의 추억이 하나 있다. 때는 2013년 1월 경. 군대에서의 혹한기 훈련 도중 있었던 일이다. 당시 건강상의 문제로 진지점령 훈련에서 열외 되었다. 나를 비롯한 대대의 열외자들은 대대 막사에서 100m가량 떨어진 공터에서 숙영 및 대대정비활동을 하는 것으로 훈련내용을 대체했다. 훈련 시작 당일, 숙영지에 텐트를 치던 도중 약간의 변의가 느껴져 화장실을 가려했는데 알고 보니 훈련기간 동안 막사 화장실 이용이 금지였다. 숲 속에 들어가 땅을 깊게 파서 볼 일을 보고 흙으로 다시 덮어 해결하라더라. 그 말을 듣고는 ..

똥 참기 철학

아주 예외적인 상황을 제외한 보통의 상황 속에서, 우리는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변기라는 발명품 위에서만 배변을 한다. 하지만 때때로, 익숙하고 하찮게 느껴지기 쉬운 그 변기가 우리에게 허락되지 않는 절체절명의 순간이 찾아오곤 한다.인간이 견뎌야 하는 여러 시련 중에서도 절대 가벼이 여길 수 없는 이 똥의 시련은 꽤나 보편적이다. 그만큼 이 불의의 순간이 찾아왔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각각의 개인적인 팁과 경험담을 쉽게 접할 수 있다. 개중에는 '활동을 멈추고 괄약근의 통제로 복압을 낮춰'라는 식의 나름의 생물학적 근거를 가진 정보가 있는가 하면, '한 쪽 다리를 깔고 앉은 자세에서 발뒤꿈치로 구멍을 막아'라는 것처럼 몹시 원초적인 접근법도 있다. (여기서 다루는 똥 참기란 배탈로..

시를 써 보았다

대변을 보다가 영감을 받았다.이것은 나의 첫 창작시이다.무단 도용시 사형 제목은 '똥'지은이, 나똥은,이별이다.서른 시간의 인고를 거쳐작별을 고하는 나의 벗이여그대의 울음소리는 '퐁당'인가긴 시간 빛 없는 어둠을 거쳐작별의 순간에서야 만나는 찰나의 빛그대 차디찬 웅덩이에 웅크리고있구나찰나를 댓가로 온기를 빼았겼나이내 다시 터널 속 어둠으로 발길을 재촉할,내가 될 뻔했던 나의 허물이여, 나의 흔적이여나 웃으며 이별을 고하노라울지말아라, 우리는 별의 아이들그대 부서지고 또 부서져나를 거쳐갔다는 사실만 남겠지그렇게 다시 우주의 부속물로 돌아가겠지그 날이 되면 우리 최종방류지에서 다시 만나자흙이 되고, 새싹이 되고콩이 되고, 두부가 되어 다시 만나자안돼... 콩고기는 아직 안돼...우리 다시 만나 그대가 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