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호감관계의 비대칭성, 그러니까 호감의 기울기가 한쪽으로 가팔라진 상태에서 '을'이 되는 사람의 좌절감, 불안함을 정말 잘 표현했다. '이러면 안 되는 거 아닐까?'하면서 하게 되는, 나를 나답지 않게 만들고 우습고 지질하게 만드는 그 불안정한 상태가 콜름을 향한 파우릭의 행동으로 잘 그려진다. 파우릭은 콜름에게 변함없는 우정과 관심, 지금 이 순간 상대방을 향한 마음 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는 입장에서 콜름의 일방적인 절연선언을 납득하지 못한다. ‘갑’의 입장은 어떨까? 단순히 상대가 '싫어서', '싫어져서' 밀쳐내는 경우도 있지만 '나의 미래를 위해 이 사람과의 관계를 마무리해야 한다.'하는 경우도 분명 적지않다. 상대방에 대한 좋은 감정이 남아 있어도 '나'를 지키기 위해 하게 되는 그 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