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의 기억 속 이 영화는 죽음과 실존하는 절망을 다루는 무지막지하게 우울한 영화였다. 10년만에 영화를 다시 틀었을 때 내가 가장 먼저 느낀 것은 몇 톨의 씨앗이었던 나의 우울함이 이제는 질기고 무성해져 내 마음속에 깊숙하게 뿌리 내려져 있다는 것이었다. 안타깝게도 영화의 분위기가 처음 볼 때보다 지금 더 나에게 익숙하다고 느낀 탓이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주제와 메세지는 너무나도 명료해서 영화가 풍기는 분위기에 취해 나 혼자 스스로의 감정에 말려들어가는 일은 없었다. 금세 이야기에 집중 할 수 있었다.3. 주인공 헨리 바스는 굉장히 단단한 사람이다. 대부분의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는 듯 익숙하게 행동한다. 하지만 그 단단한 껍질 안에는 텅 빈 공허가 있었고 그 공허 속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