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베이비 레인디어》를 보았다. 잘못 끼워버린 첫 단추. 엉켜버린 실타래. 기회가 있을 때 그것을 바로잡지 않고 매 순간 이끌림에 몸을 맡겨 버린 인간이 어떻게 망가져가는지, 어떻게 위협에 노출되는지를 보여준다. 마치 《인간실격》을 보는 것 같았다. 특히 다자이 오사무 원작보다 이토 준지의 버전에서 주인공 요조의 자기 파멸적 행위가 충격적으로 묘사되는데 《베이비 레인디어》는 바로 그 인간실격에서 본듯한 기괴하고 속 터지는 자기 파멸의 냄새가 난다. 이 작품은 주인공 도니가 어딘가 온전치 않아 보이는 마사에게 순수한 호의를 보였다가 스토커로 돌변해 버린 그녀에게 시달리게 된다는 내용이다. 마사에게 시달리기 시작한 순간부터 매 순간 답답한 처신으로 위기를 자초하는 도니, 그리고 도니가..